양구 지역 경제와 인구의 기둥이었던 육군 제2사단(노도부대) 해체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양구군을 다녀오다.

양구군은 표방하고 있는 것처럼 한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유명한 국토 정중앙배 당구대회도 열리는 곳이다. 하지만 역시 양구는 군사도시 이미지가 강하다. 대학시절 80년대 남자 대학생들의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여겨지던 문무대와 전방부대 입소라는 것을 위해 양구군에 온적이 있었다. '펀치볼'이라 불리는 인근 지역으로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 누구나 아는 바로 거기로 입소했기 때문이다. 87년 전방은 무척이나 열악했었다. 의무복무를 위해 군에서 30개월을 보내야 하는 이들에게 이곳은 참으로 힘든 곳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군사도시였던 양구군에 위기가 닥쳐 온 것은 2019년 말 이곳에 주둔했던 제2사단인 노도부대가 해체되면서 부터였다. 사단이 없어지면서 5~6천 명 정도의 인구가 갑자기 양구를 빠져 나갔다. 한 때 41,000명이 넘던 인구는 2026년 현재 겨우 2만 명을 넘는 수준으로 이런 추세라면 곧 2만 명 선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그런 양구군을 거의 40년 만에 다시 찾았다. 일부러 여길 오려고 한 것은 아니고, 동해안으로 가기 위해 국도를 이용하여 가던 길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꼭 양구군 시내를 돌아보고 싶었다. 






우리가 늘 애용하는 메가 커피에서 차 한 잔 마시고 시내를 천천히 둘러 보았다. 비록 평일 낮이라곤 하지만 정말로 시내에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TV 프로그램에서 본적이 있는 양구 중앙시장을 갔는데 거기도 사람은 없었다. 정말로 손님보다 가게수가 훨씬 많았다. 거주 인구 자체가 줄어들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한산한 시장의 모습을 보니 비록 다른 지방이라고는 하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상황이 이런데 지역경제가 괜찮을까? 속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아마 좋지는 않을 것이다. 간간히 다니는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군인들이었다. 노도부대는 없어졌지만 아직 백두산 부대가 남아 있기 때문일까?






포천도 그렇지만 양구군도 전형적인 전방의 군사도시로 이중고를 앓고 있는 셈이다. 한창 긴장감이 높았던 냉전시대엔 군부대로 인해 개발의 제한을 심하게 받다가 이젠 그 부대마저 떠나 부대만 의지하던 지역경제가 초토화되는 상황이 비슷하다. 여기만이 아니라 전방에 있는 군 관련 도시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이다. 젊은 병력이 줄어드는 상황에 대하여 어찌 정부만 비판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렇게 도시 전체가 군 관련 제약을 받아 제대로 된 발전적인 정책 하나 펼 수 없었던 지역엔 그에 상응하는 어느 정도의 활로를 모색해 주는 것이 국가의 책무가 아닐까?







한 때 젊은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 면회객들로 붐볐을 거리엔 적막만 감돌고 있다. 인구 절벽이라는 요즘 상황에 뾰족한 수가 없기는 국가나 지자체나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그냥 앉아서 이렇게 지역이 무너지는 손가락 빨고 쳐다볼수만은 없지 않은가? 뭔가 묘수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생각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완전히 과거의 영광을 되돌릴 수는 없다지만 그래도 지역이 어느 정도는 살아갈 수 있는 좋은 정책과 정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라고 우리가 선거도 하고 세금도 내고 하는 것 아닌가... 30분 넘게 양구 시내를 돌아다녔지만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이 채 20명도 안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좋은 날이 오겠지... 앞으로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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