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1억 원, 당신이라면 어디에 투자하겠습니까?

 

평생 직장이라고 믿었던 회사를 떠난 A씨. 퇴직금과 그동안 모아둔 돈을 합쳐 손에 쥔 돈은 딱 1억 원이다.

이제부터 그의 선택이 남은 인생을 결정한다.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비슷한 조언을 한다.

"요즘 치킨집이 괜찮대."
"편의점은 안정적이라던데."
"프랜차이즈 카페도 괜찮지 않을까?"

어쩌면 당신도 같은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잠시만 생각해 보자.

A씨는 평생 영업을 했던 사람도 아니다. 유명 셰프도 아니다. 특별한 기술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없다. 회사에서 관리나 총무 업무를 맡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앞에서 보냈다. 은퇴 후 갑자기 자영업자가 된 것이다.

물론 운 좋게 좋은 아이템을 소개받을 수도 있다. 믿을 만한 동업자를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결국 A씨 앞에 놓인 현실적인 선택지는 하나다.

1억 원을 모두 투자해 치킨집이나 족발집, 피자집, 김밥집, 삼겹살집 같은 흔한 외식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현실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창업 후 5년 이상 살아남는 사업장은 약 30%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열 명이 창업하면 일곱 명은 문을 닫는다.

경험도 없고, 기술도 없다면 성공 확률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코로나19 같은 예상치 못한 위기까지 겹친다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상상을 해보자.

만약 A씨 혼자가 아니라, 똑같이 1억 원씩 가진 사람 100명이 함께 투자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들이 모은 자금은 무려 100억 원.

이제는 동네 골목에서 치킨집 하나를 열 필요가 없다.

강남 한복판에 수백 명이 찾는 복합 외식 공간을 만들 수도 있고, 브랜드를 직접 개발해 전국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외식업이 아니라 공장이나 물류센터, 신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위험은 분산되고, 전문 경영인을 영입할 수도 있으며, 은행이나 투자기관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도 쉬워진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A씨가 잃는 돈은 여전히 자신이 투자한 1억 원이다. 대신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회와 수익의 규모는 혼자 창업했을 때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커진다.

그렇다면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혼자 치킨집을 열겠는가, 아니면 100명이 함께 100억 원짜리 사업에 참여하겠는가?

사실 이 질문 속에는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비밀이 숨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를 '돈을 버는 경제 시스템' 정도로 이해한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핵심은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자본을 하나로 모아 더 큰 사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에 있다.

다음 글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돈이 어떻게 거대한 기업을 만들고,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움직이게 되었는지 그 원리부터 하나씩 살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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