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식의 슴슴하고 깊은 맛의 막국수 고수를 만나다, 춘천시 중앙로 옛날 막국수
동해안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춘천에 들러 맛난 점심을 먹는 것이 거의 상례처럼 되었다. 이런 루틴은 나쁘지 않다. 거의 한 중간쯤에 춘천이란 도시가 있고, 그렇게나 좋아하는 막국수의 고장이니 말이다.
춘천의 막국수는 강원도를 넘어 전국적인 스탠다드처럼 평가받는 곳이다. 그만큼 막국수를 파는 곳도 많고, 숨은 고수도 많다 하겠다. 이날 우리가 검색하고 간 곳은 육림고개라는 춘천의 구도심에 있는 집이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현지인들이 가는 곳이다.
아니 이번에 느낀 것인데 현지인들도 잘 모르는 곳인가 보다. 아무튼 너무나 감동적인 맛이지만 너무나 한산했던 춘천의 '옛날 막국수' 집이다.
춘천의 육림고개는 잘은 몰라도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 춘천시가 꽤나 공을 들인 동네 같았다. 도시재생이나 사회적 경제 관련 관공서가 많이 있었고, 도시재생의 일환인지 여기 저기 사람들의 손에 의해 미관이 잘 만들어진 그런 동네였다.
하지만 주말 이곳은 사람이 없었다. 너무하다 할 정도로 한가했다. 우리가 가려는 옛날막국수는 육림고개를 올라가는 초입에 있고, 한가한 동네에 2층에 식당이 위치했다.
당연히 한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깔끔하게 치장을 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는 건물의 2층으로 들어갔다. 주말 점심임에도 손님이 한 팀도 없었다. 우리가 유일했다.
우리는 녹두전과 막국수를 주문했다. 여기도 다른 춘천의 내공있는 집들처럼 비빔과 물 막국수의 구분이 없다. 그저 나온대로 양념에 비벼 먹으면 비빔이 되고, 함께 주는 동치미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먹으면 물 막국수가 되는 것이다.
만 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다소 작게 나온 녹두전은 먹기 좋게 잘려 있었다. 그런데 한 입 먹어보니 예전에 먹던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 바로 정통의 녹두전 맛이었다. 과거 집에서 그렇게 자주 먹었던 녹두전에는 고사리가 들어 있었는데 여긴 쑥갓 같은 것이 들어 있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적당한 기름기와 고소한 녹두의 향이 정말 제대로 어우러지는 그런 깊은 맛의 전이었다.
녹두전을 다 먹어 갈 때쯤 막국수가 나왔다. 나이가 지긋한 모녀로 보이는 주인장 두 분이 일을 했는데 다른 서빙도 없었고, 주방 직원도 없었다. 다소 힘들어 보이는 움직임이었고, 녹두전도 그렇고, 막국수도 그렇고 주문이 들어 오면 즉석에서 해주는 방식이라 다소 시간이 걸렸다.
사실 손님이 많아지면 과연 감당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할 정도였다. 막국수는 다소 검은 빛이 도는 봉평 막국수 비슷한 비주얼이었는데 맛은 전혀 달랐다. 최근에 먹어 본 막국수 중에서 이찌방이 할까? 이런 내공있는 양념과 면발, 그리고 슴슴한 춘천식 동치미 육수의 조화가 완벽했다. 이런 곳에서 이 정도 수준의 맛난 막국수를 먹게 될 줄이야~
동치미 육수를 많이 넣고 물 막국수로 먹었는데 먹는 내내 전혀 지치지 않은 맛의 공격이 계속 입안을 때렸다. 거기에 역시나 다소 슴슴한 춘천의 백김치를 곁들이니 이건 뭐 완전 환상이 도가니였다.
우린 서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먹는데 집중하여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집중하여 먹었는지 모른다. 이런 내공의 맛을 여기서 봤다는 것만으로는 이날은 무척이나 행운이 가득한 날이라 하겠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고수의 집을 만나면 늘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은 넓고, 강자는 많다... 그런데 장사가 좀 넘 안 되는 것 같아 아쉬웠다. 이런 집은 계속 남아서 사람들에게 행복한 맛을 주어야 하는데 말이다. 다음에 갔을 때도 계속 영업을 하고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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