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정원부터 산정호수 억새, 공연·마을행사까지…가을은 포천 ‘볼거리의 계절’

가을이 깊어지는 9월 하순부터 10월까지 포천 곳곳이 축제와 공연, 주민행사로 물든다.

한탄강의 가을 정원을 시작으로 산정호수 명성산의 억새가 절정을 이루고, 반월아트홀에서는 클래식과 포크, 가족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진다. 여기에 읍··동 곳곳에서 주민들이 직접 준비하는 마을축제와 지역행사까지 더해지면서 포천의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문화·관광의 계절을 맞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하나의 대형 축제에 관광객이 몰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연과 문화, 먹거리,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도시 곳곳에서 이어진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11일까지 이어지는 한탄강 가든페스타

포천의 가을을 대표하는 가장 큰 무대는 단연 ‘2026 포천 한탄강 가든페스타. 지난 912일 시작된 가든페스타는 오는 111일까지 한탄강 생태경관단지 일원에서 계속된다. 가을꽃정원과 지역 작가들이 참여한 주제정원, 열대정원 등이 조성돼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올해 가든페스타는 단순히 꽃을 관람하는 축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한탄강의 자연을 배경으로 410m 길이의 Y형 출렁다리를 걸을 수 있고, 가족형 전기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둘러볼 수도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캐릭터 포토존과 동물 체험, 연날리기와 대형 체스, 블록 성 만들기, 분필아트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지역 농특산물과 먹거리를 만날 수 있는 리버마켓도 가든페스타의 또 다른 볼거리다. 꽃과 자연을 보고, 걷고, 체험하고, 지역의 먹거리까지 즐길 수 있는 머무는 관광으로 축제의 성격을 확장한 셈이다.

가을 포천의 또 다른 주인공, 산정호수 억새

10월 중순으로 접어들면 포천의 가을 풍경은 한탄강에서 산정호수와 명성산으로 이동한다. 29회 포천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축제가 1016일부터 18일까지 산정호수 명성산 일원에서 열린다. 포천문화관광재단은 올해 축제 개막식을 1017일 오후 6시에 진행한다.

명성산 억새는 포천을 대표하는 가을 풍경 가운데 하나다. 산을 따라 펼쳐지는 억새밭과 산정호수의 풍경이 어우러지면서 가을철 포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오래된 인기 코스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는 단순히 억새를 보고 돌아가는 축제보다는 산정호수 일대에서 체류하며 자연과 문화 프로그램을 함께 즐기는 방식이 주목된다. 한탄강 가든페스타가 정원과 강의 가을이라면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축제는 산과 호수의 가을을 보여주는 셈이다.

가을밤에는 공연장으로반월아트홀도 풍성

가을의 포천은 야외 축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포천반월아트홀에서는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한 다양한 공연이 준비돼 있다. 1010일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Pride 클래식 콘서트가 열리고, 1016일에는 가을엔 포크 콘서트가 무대에 오른다. 특히 포크 콘서트에는 송창식·정미조·함춘호 밴드가 출연할 예정이다. 이어 1031일에는 가족 관객을 위한 뮤지컬 더 스토리 오브 언더더씨가 공연된다.

축제장을 찾아 자연을 즐긴 뒤 저녁에는 공연장에서 음악을 즐기는 식의 가을 나들이도 가능해졌다. 이는 포천의 관광이 단순한 자연관광에서 문화와 공연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마을마다 주민이 만드는 작은 축제도 이어져

대형 관광축제만이 포천 가을의 전부는 아니다. ··동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주민자치 행사와 마을잔치, 문화행사도 이어진다.

최근 일동면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발굴하고 제안한 지역사업을 공유하는 주민총회가 열렸으며, 소흘읍에서도 내국인 주민과 외국인 주민, 북한이탈주민 등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함께하는 지역축제가 마련되는 등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행사가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무대를 만들고, 음식을 나누고, 공연을 준비하면서 지역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포천의 또 다른 문화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관광객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동네의 풍경과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자연에서 문화예술까지포천38도 가을 프로그램

문화예술 공간의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하다. 포천38 문화예술창작소에서는 9월부터 10월까지 가족과 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우리 가족 작은 정원 제작소를 비롯해 놀이를 부탁해 연구소’, ‘꿈의 스튜디오 파일럿 프로그램’, ‘포천38 그래피티 브릿지 프로젝트등이 이어지며 시민들이 직접 예술을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문화예술을 특정 계층만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생활문화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운악산의 가을, 축제와 함께 즐긴다

10월 포천의 가을을 이야기하면서 운악산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새로운 탐방 명소로 문을 연 운악산 구름길은 가을철 포천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운악산의 수려한 산세를 따라 조성된 구름길과 출렁다리는 기존 등산 중심의 운악산 관광에 새로운 경험을 더하고 있다.

특히 10월에는 운악산의 단풍이 절정을 향해 가면서 산 전체가 붉고 노란 가을빛으로 물들 예정이다. 한탄강의 꽃과 정원, 산정호수의 억새와 함께 운악산의 단풍까지 더해지면서 포천의 대표적인 가을 자연경관이 하나의 관광 흐름으로 연결된다.

여기에 운악산 일원에서 열리는 운악산 단풍축제도 가을철 지역의 대표적인 주민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축제에서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연과 체험, 먹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운악산의 자연경관과 지역의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운악산 단풍축제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관광객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는 데 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축제를 준비하고 방문객을 맞이하면서 지역의 자연자원과 주민공동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풍성한 축제 뒤에 남는 과제매년 비슷한 행사, 이제는 달라져야

그러나 포천의 가을 축제가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역의 문화·관광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기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지역사회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축제와 행사들이 기존 프로그램의 연장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름과 장소는 달라져도 공연과 체험, 먹거리 부스 등을 중심으로 비슷한 형태가 반복되면서 시민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외부 관광객에게는 굳이 포천까지 찾아와야 할 만한 특별한 이유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천시는 한탄강과 산정호수, 운악산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할 수 있는 자연자원을 갖고 있지만, 정작 축제의 콘텐츠가 이러한 지역 고유의 자원과 충분히 결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축제를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두기보다, 왜 관광객이 이 축제를 찾아야 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시민들이 즐기는 지역행사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하는 관광축제라면 지역 주민뿐 아니라 인근 수도권 관광객들이 일부러 포천을 찾아오게 만드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명 인사 중심 프로그램지역 예술인은 설 자리 있나

또 다른 문제는 축제와 문화행사에서 지역의 인적·문화적 자원을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최근 포천에서 열리는 일부 행사에서는 외부에서 이름이 알려진 가수나 강연자, 공연팀 등을 초청하는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 유명 인사를 초청하면 단기간에 행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관객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반복될 경우 정작 포천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문화기획자, 강사, 공연단체들이 행사에서 설 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포천에도 오랜 기간 지역에서 활동해 온 음악인과 미술인, 공연예술가, 문화기획자들이 있고 각종 생활문화 동아리와 주민 예술단체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매번 외부의 유명 인사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면 지역 문화생태계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역 예술가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지역 청년과 문화기획자가 축제에 참여하며, 축제를 통해 지역의 문화적 역량이 축적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포천시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은 행사를 개최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행사를 만들어 포천에 사람을 머물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다행사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축제라면 시민들이 만족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 관광객이 포천을 찾아와 지역에서 먹고, 머물고, 소비하고, 다시 찾을 수 있는 구조까지 고민해야 한다.

9월과 10월 포천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포천의 축제가 지역의 문화와 관광산업을 실제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