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이 에너지가 되는 도시, 포천의 새로운 실험-우분 연료화 사업의 내용과 전망

포천의 축산농가에서 매일 발생하는 소의 분뇨가 새로운 에너지 자원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

한때 축산농가의 가장 골치 아픈 문제 가운데 하나였던 우분이 이제는 포천의 새로운 자원순환 산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분뇨를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조와 가공을 거쳐 고체연료로 만들어 발전시설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천에서 발생하는 한·육우와 젖소의 가축분뇨는 하루 약 645톤, 연간 약 24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상당량을 퇴비화해 농경지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처리해 왔지만, 농경지 감소와 축산 규모 등을 고려하면 기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분뇨처리 비용은 농가의 부담이 되고 있으며, 퇴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주민 민원으로 이어진다. 결국 우분 문제는 축산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환경과 농촌 생활환경, 나아가 포천의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포천시 농업기술센터는 축산농가의 분뇨처리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특히 포천에는 대규모 산업단지와 집단에너지 발전시설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우분을 연료로 만들어 안정적인 수요처에 공급한다면 축산농가의 분뇨처리 문제와 지역의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축산과를 중심으로 현장조사와 사업 검토가 이뤄졌고, 당시 최윤희 축산과장은 포천시의회에서 우분 발생량과 처리 현실, 연료화 가능성 및 GS포천그린에너지와의 사전 협의 과정 등을 설명했다. 농업기술센터가 현장의 문제를 정책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축산 현장의 실무 경험과 행정적 판단이 결합된 것이다.

이 같은 구상은 현재 상당한 규모의 공공사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포천시는 약 383억 원을 투입해 우분 고체연료화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비 80%, 지방비 20%가 투입되는 사업으로, 하루 약 130톤의 우분을 처리해 약 53~54톤의 고체연료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포천에서 하루 발생하는 우분이 약 645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발생량의 약 20%를 처리하는 규모다. 따라서 이 시설 하나로 포천의 우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퇴비화에 집중됐던 축산분뇨 처리체계에 ‘에너지 자원화’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추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중요한 것은 생산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 수요처가 포천에 있다는 사실이다.

신북면 장자일반산업단지에는 GS포천그린에너지가 운영하는 대규모 집단에너지 발전시설이 있다. 이 시설은 유연탄을 주연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동시에 산업단지에 증기를 공급한다. 따라서 우분 고체연료가 발전시설이 요구하는 품질을 확보한다면 기존 화석연료의 일부를 바이오 고체연료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포천시와 포천도시공사, GS포천그린에너지는 우분 고체연료의 공급과 이용을 위한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포천시는 우분의 안정적인 수급과 시설 조성을 담당하고, 포천도시공사는 시설 건설과 기술·품질관리, GS포천그린에너지는 고체연료 활용을 위한 발전설비 개선과 이용을 담당하는 구조다. 이는 우분연료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판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다. 아무리 좋은 연료를 생산해도 이를 사용할 발전시설이 없다면 사업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포천은 축산분뇨라는 대규모 원료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 시설을 동시에 갖춘 셈이다.

경제적 효과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현재 계획대로 하루 약 54톤의 고체연료가 생산되고 시설이 연간 365일 가동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생산량은 약 1만9,700톤​이다. 농촌진흥청이 제시한 가축분뇨 고체연료의 유연탄 대체가치를 적용하면 연간 약 23억 원 수준의 화석연료 대체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의 경제적 가치가 연료 판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축산농가의 분뇨처리 비용 절감, 악취 감소, 퇴비 과잉 문제 완화, 화석연료 대체, 온실가스 감축 등의 효과가 함께 발생한다. 즉, 이 사업은 ‘연료를 팔아 돈을 버는 사업’이면서 동시에 ‘환경비용을 줄이는 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업의 가능성만큼 냉정하게 검토해야 할 부분도 있다. 포천시의회 안애경 전 의원은 우분 고체연료화 사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업의 취지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발열량과 경제성, 판로 확보에 대한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안 의원은 다른 지역의 우분 고체연료화 사례를 들어 생산된 연료의 발열량이 충분하지 않거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발전소에서 사용하지 않아 재고가 쌓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383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GS포천그린에너지가 실제로 생산된 연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발전소가 요구하는 품질과 가격을 충족하는 연료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사업의 경제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분 고체연료화 사업에서 앞으로 농업기술센터가 해야 할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단순히 우분을 수거해 건조하는 시설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우분이 연료화에 적합한지, 적정 수분은 얼마인지, 건조비용을 어떻게 낮출 것인지, 어떤 배합비가 가장 높은 발열량과 경제성을 확보하는지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실증이 필요하다.

특히 전북 완주 등에서 활용한 커피박·톱밥 혼합 방식을 포천의 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우분에 톱밥이나 커피박 등 적절한 바이오매스를 혼합하면 연료의 발열량과 품질을 안정화할 가능성이 있다.

포천 지역 카페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을 수거하고, 축산농가에서 보조재나 깔짚 등으로 활용한 뒤 우분과 함께 회수해 연료화하는 방식으로 지역순환방식의 사업을 채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톱밥, 왕겨, 농업부산물 등을 결합한다면 포천에서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바이오매스를 하나의 에너지 자원으로 묶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업의 모습은 달라진다. 단순한 구조는 축산농가 → 우분 → 고체연료 → 발전소다. 하지만 농업기술센터가 지역의 다양한 바이오매스를 결합한다면 카페·농가·산림·농업현장 → 바이오매스 수집 → 우분과 혼합 → 고체연료 생산 → GS포천그린에너지 → 전력·증기 생산 → 지역산업이라는 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축산분뇨 처리사업이 아니라 포천형 자원순환 에너지산업이 된다.

축산 현장에서 원료를 발굴하고, 바이오매스의 특성을 분석하며, 최적 배합기술을 개발하고, 농가가 참여할 수 있는 수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나아가 연료 품질을 표준화하고 발전소가 요구하는 품질기준에 맞는 생산기술을 확보한다면 포천의 우분연료화 사업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될 수 있다.

우분은 축산업이 만들어내는 부산물이면서 동시에 에너지를 가진 바이오매스다. 포천의 우분을 발전소가 원하는 연료로 만들고, 그 연료가 안정적으로 판매되며, 그 과정에서 지역 농가와 기업이 함께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축산농가의 현장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있는 농업기술센터가 축산·환경·에너지·농업 부산물을 연결한다면, 포천의 우분 고체연료화 사업은 단순한 분뇨처리시설을 넘어설 수 있다. 그리고 그 에너지가 다시 포천의 산업과 지역경제를 움직이게 하는 것. 포천의 우분 고체연료화 사업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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